두번째 연휴를 맞이하여
지난 주에 가지 못한 여행을 떠나볼까 했지만
오빠가 12일에 대학원 보강이 있어서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물론 금요일 저녁에 떠나 12일 오전에 돌아오는 빡빡한 여정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피곤해서;;;)

(5/9)
13. 수녀이모님의 방문
멀리서 이모님이 오셨다.
원래 이모는 뵐 기회가 1년에 한두번 있을까말까 한데 서울에 오셨다기에 우리집에 초대를 했다.
내가 사는 곳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모님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나를 많이 아껴주셨는데 나는 특별히 뭔가를 해드린 적이 없었다. 편지나 전화도.. 그래서 수녀이모한테는 항상 너무 고맙다. 이모는 생일과 축일에도 항상 전화를 해주신다. 얼마전 신랑 영명축일에도 전화를 주셨다.
내가 이모를 초대했지만 같이 오신 어머니께서 요리를 해주셨다. 장도 같이 보구.. 오신 김에 1주일치 식량을 마련해주신 것이다. 이모가 열심히 들고오신 무공해 새송이 버섯을 잔뜩 넣어 조개호박된장찌개도 끓이고 (저번에 오뎅탕 먹고 남은 무를 처지하기 위해) 고등어 조림도 했다.(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ㅋ) 양상치 샐러드에 파프리카와 새송이 버섯을 듬뿍 넣고 아몬드 드레싱을 뿌렸다.(드레싱은 미쳐 만들지 못해 사은품으로 받은 드레싱을 썼다. 이것도 좋지만 역시 홈메이드가 더 맛있지^^)
이모님께 결혼 앨범도 보여드리고 고양이도 보여드렸다. 이모가 예전에 예뻐했었던 고양이 이야기도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 좋아해주니 참 좋더라.

(5/10)
14. 쇼핑(운동화)
예전에 오빠가 운동화를 살 때 옆에서 덤으로 산 내 운동화가 4철 신기는 너무 더워서 여름용으로다가 하나 샀다. 매 여름이 오면 신발과 옷에 대한 구매욕이 솟아오른다;; 재순오빠 말로는 내가 필요한 게 있어서 사러가도 그걸 안사고 다른걸 사버리는 바람에 시간이 흐르면 원래 필요했던 게 다시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런 악순환(? 쇼핑의 선순환^^;)을 몇년간 옆에서 지켜본 재순오빠가 이번에는 기준을 놓치치 않도록 많이 애써주었다. ㅋㅋ
근데 내가 원하는 딱 그런 디자인과 기능을 겸비한 운동화를 찾기가 정말 어렵더라. 일반운동화처럼 바닥이 넙적하지 않고 발에 딱 맞아 발이 작아보이는 슬림한 디자인+가볍고 통기성 좋은 여름용 워킹화(러닝까지도 필요없음 ㅋ) 그 수많은 운동화의 홍수속에서 그런 운동화 하나 없단 말인가!

15. 오랜만에 노사이드
오랜만에 노사이드를 갔다. 여전히 붐볐고 여전히 맛있었다. 우리가 전에 갔던게 8개월쯤 전이던가.. 아저씨 빼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거의 바뀐 듯 하다. 아저씨는 유난히 피곤하고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일하고 계셨다. 그런 표정의 아저씨를 계속 보고 있으면 오히려 오코노미야끼 맛이 떨어질 것 같다. 맥주 메뉴도 바뀌었다. 전에는 아사히 생맥주였는데 생맥주도 바뀌고 병맥주도 처음 보는 일본맥주가 도입되었다. 맛은 보통. 그리고 오코노미야끼만으로는 좀 부족하겠다는 생각에 달걀과 베이컨 그리고 야채 약간으로 이루어진 안주메뉴(이름 까먹음)도 시켜먹었다. 색다른 맛이었다. '양'에 비해 비싸지만 한번쯤 먹어볼만하다. 맥주안주로 참 잘어울린다. 안주라고 생각하면 안비쌀 수도 ㅋ


(5/11)
16. 경마장
연애초부터 한 번 가보자고 했던 경마장에도 드디어 가보았다.
마침 오빠 대학원 동기중에 마사회에서 일하시는 분이 있어서 편히 돌아볼 수 있었다.(주말 근무, 월화 휴무)
입장료도 안내고 VIP라운지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었다.
이후 초보경마교실에서 경마배팅법을 배운다음 경마를 한 번 해보려구 하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마권사기도 너무 힘들고 관람석도 지저분하고 담배냄새도 엄청나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가본 VIP실이 괜히 VIP실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곳이 너무 그리웠다. 거기선 우아하게 마권도 사고 관람도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말들이 달릴때의 함성과 열기는 군중과 함께 있을 때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우우우우~ 2분여의 시간동안 사람들의 흥분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재순오빠의 외삼촌이 이곳을 출입하시는 기자라고 해서 연락을 드려봤는데 마침 와계셔서 만나뵐 수 있었다.
근데 알고보니 외삼촌이 대학원 동기분보다 더 영향력이 막강하신거다.
유료회원라운지에서 경기도 관람하고 경마장 설비시설도 돌아봤다.(판정실, 방송실, 보안실 등등)
경마 판정은 정말 세밀하게 이루어진다. 결승선 양쪽에서 천분의 1초 사진을 연속해서 찍어서 판정을 내린다. 한번에 나지 않고 두번 세번의 확인작업을 거친다. 결과 사진 판정후 경기 중 부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심의를 거쳐 순위가 확정된다. 현재 스포츠 결과 판정에 대한 기술이 경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경마 한 게임에 돈이 90억이상씩 모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하루에 10여 게임씩 이루어짐. 서울에서만. 제주와 부산경남 경마장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다. 경마는 주말-토,일에만 있다.)
외삼촌께 경마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다음에 여름 야간경마할 때 가족이 모두 모이면 마사도 보여주신다고 하셨다. 마굿간, 말 수영장, 말 트레이드 밀 등등 참 신기하다. 말은 한 달에 한 번정도 경기를 하고 한 번 경기에 5KG정도씩 살이 빠진단다. 말을 마사회에 맡겨서 돌보는데 한 달에 100만원은 족히 든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승의 꿈을 갖고 말을 돌보는 거라고.. 나도 마주(馬主)하고싶다^^

17. 시외삼촌댁
경마장에서 외삼촌을 만나 계획이 급 변경되어 외삼촌댁에 가게 되었다.
외삼촌 댁(화곡)이 우리집(신촌)이랑 가까워서 새삼 놀랐다.
단독주택에 사시는데 정원을 아주 멋지게 꾸며두셨다. 꽃도 많고 나무도 많고 아기자기했다. 외삼촌도 정원을 아주 자랑스러워하셨다. 외숙모는 조용하시고 섬세한 분이신 것 같았다.
저녁을 사주셨는데 연희동의 초밥집이었다. 외삼촌이 잘 아시는 곳이었다. 숙성초밥이라고 평소에 먹는 초밥이랑 약간 맛이 달랐다.
아주 배부르게 먹고서 우리 집에 들러 차를 대접해 드렸다. 일부러 녹차를 드렸는데 차가 오래되었는지 깜짝 놀랄만큼 맛이 안나서 너무 죄송했다. 우리는 맛난걸 얻어먹었는데 맹물같은 차를 드리다니...
외삼촌 내외분이 우리를 너무 반가워하시고 잘 대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자주 놀러오고 연락하라는 말씀에 진작 연락드리지 못한게 죄송스러울 따름이었다. 앞으로 열심히 연락드려서 맛난걸 많이 얻어먹어야겠다^^;


(5/12)
18. 목욕
아침에 느읒게 일어나고 보니 어느덧 시간이 점심때가 되어버렸다. 후다닥 아침겸 점심을 먹고 오빠는 학교에 갔다. 대학원 수업이 보강을 해서 1시부터 7시까지 수업을 했다. 나는 집에서 푹~ 쉬기로 했다. 일단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슬슬 집안일을 해볼까 했는데 잠에서 깨보니 4시-_- 하루가 다 가버린 것이다.
얼른 목욕 준비를 했다. 욕조에 따신 물을 받고 안먹는 복분자와인을 탔다. 입욕제 대신 술을 타면(와인, 청주 등)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한다. 향기도 좋다. 저번에 회사사람들이랑 저녁을 먹다가 남아서 가져온 매취순을 갖고와서 욕조 덮개위에 올려놓고 홀짝거렸다. 몸 안팎으로 술이다 ㅋ 나른하게 누워있으려니 락이도 덮개위로 올라와서 자리를 잡았다. 한가로운 시간이다.
목욕을 끝내고 오빠 학교 끝날 시간에 맞춰서 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막 나가려는 찰나 오빠한테서 수업이 일찍 끝났다고 전화가 왔다. 어쩔 수 없지. 저녁먹으러 가기로 한 곳도 어차피 집을 거쳐가는 코스라 집에서 오빠를 기다렸다. 상대 앞에서 기다렸다가 짜잔~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19. 하카다분코(박다문고)
연휴의 대미를 장식하는 저녁식사.
일전에 노사이드를 가다가 웬 가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기에 무슨 가게인지 물어봤더니 라면집이란다. 맛있으니까 줄을 서 있겠지? 하면서 다음에 가보기로 했었다. 그게 오늘.
날이 흐리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게 줄은 여전히 길었다. 아무래도 날을 잘못잡은 듯했다. 1시간이나 기다리다니... 한참을 기다리다가 다른 곳으로 가기도 뭐하고 기왕 기다린 것도 아까워 계속 서 있긴 했는데 1시간은 좀 너무 했다. 아마도 우리가 잘못 걸린 듯. 나중에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그렇게 오래 기다린다는 사람은 없었다. 알고보니 유명한 곳이더라. 라면은 돼지고기 육수를 굉장히 진하게 우렸다. 이게 맛의 포인트 인듯. 한 점 올려주는 편육도 맛있었다. 나중에 추가하려고 했더니 국물이 뜨거울 때 넣어야 한다면서 이미 국물이 식어서 추가가 안된다고 하더라. 그 편육을 올린 덮밥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 오빠랑 나는 라면 하나씩 먹고 약간 부족한 감이 있어 덮밥을 하나 시켜 나눠먹었다. 덮밥만 먹기는 좀 양이 적겠지만 라면 하나에 덮밥 반만 먹어도 매우 배부르더라. 그냥 라면만 먹어야 할 듯. 덮밥은 술안주 같은 느낌이다. 안주메뉴도 있었다. 나중에 밥은 다른 데서 먹고 안주에 술이나 먹으러 가면 좋을까? 가게 분위기는 소박해보인다. 술먹기에도 나쁘지 않을 듯. 줄을 가게 밖으로만 세우고 자리를 다 치우고서야 손님을 들여서 가게 안은 깔끔하고 조용하다.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또 한시간 기다려서 먹겠냐고 한다면 NO.


두번째 연휴도 후딱 지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연애 초부터 해보자고 말만 하던 것을 이것저것 하고나니 참 기분이 좋다^^
2008/05/14 09:30 2008/05/14 09:30
Posted by & Sa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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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淳.<..> 2008/05/23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린 숙제를 끝낸 느낌?
    아냐아냐. 그냥 즐거운 주말을 보낸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