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GRIA
상희가 서커스에서 알바를 하게 되어 깜짝표를 받았습니다.
엄마랑 쑥쑥이와 보고왔어요.
상희는 큰 소리나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 있어서 쑥쑥이에게 안좋을 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지만 별로 그렇게 놀랄만한 것은 없었네요^^
이 태양의 서커스는 전세계 순회공연을 하는데 같은 곳에서 재공연은 안한다네요.
그래서 이번에 놓치고 다음에 보고싶어진다면 알레그리아를 하는 곳을 찾아가서 봐야한대요.
VIP석은 20만원을 호가하는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
얼마나 멋지길래?
종합운동장 한켠에 천막을 치고 이 서커스팀이 무대를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무대는 뒤쪽에서 앞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들어져 있는데 양 뒤편과 무대 중간쯤의 양쪽에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가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별다른 신호없이 희안한 가면과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서 무대위에서 왔다갔다 장난을 치며 놀고
배불뚝이에 꼽추분장 아저씨가 나와서 그들을 쫓아다니면서 야단을 칩니다.
반짝이는 핑크색 왕 주름이 잡힌 옷을 입고 뒤뚱거리면서 다니는 이들은 공연내내 다른 서커스 단원들에게도 장난을 치면서 무대에 나왔다가 사라지곤 하고
꼽추아저씨는 서커스 단장인 듯 거만하고 서커스를 잘하나 감시하는 역할 같았어요.
그리고 이 단장님이 악단을 데리고 객석 중간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가끔 관객에게 장난을 치기도 했구요.
이 악단이 무대 뒤쪽에서 공연내내 배경음악을 깔아주더군요.
잠시 후 웬 꼬마 아이가 나와서 한국어로-_-(처음엔 어느나라 말인지 못알아 들었음)
'****, 신한카드, 신한 금융지주, 인피니티 **** 감사합니다. 알레그리아를 시작합니다'
라고 말했어요. 협찬사를 읊어주다니 대단합니다^^
그리고 두 명의 아가씨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 사람들도 공연 내내 서커스 BGM으로 허밍같은 노래를 계속 불렀어요.
무대 한 가운데 바닥이 큰 십자가 모양으로 열리더니 그 바닥엔 덤블링이 가능한 탄력천(?)을 깔아놨더라구요.
배우들이 타다닥 뛰어나와서 열린 바닥에서 덤블링을 하고 뒷 사람을 위해 뛰면서 딱딱한 바닥으로 살짝 비켜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딱딱한 바닥에 착지하려면 꽤 아플 것같은데 말이지요.
십자의 바닥을 이용해서 배우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뛰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무리중 하나가 이런 어지럽게 뛰고 있는 중간에 어설프게 끼어들었어도
아주 매끄럽게 샥샥 피하면서 덤블링을 하더라구요. 그런 연출이 재미있었습니다.
빤짝이 전신타이즈를 입고 공중에 있는 이중그네에서 혼자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듯 아랫칸으로 내려오는 묘기를 보여주는 아가씨도 있었고
역시 빤짝이 전신타이즈의 리본체조와 훌라후프묘기를 보여주는 아가씨도 있었습니다.
잉카문명쪽 분위기가 나는 복장으로 양쪽에 불을 붙인 봉을 돌리는 아저씨들,
무대 중간에 봉을 박고 손으로 짚고 거꾸로 서서 한 손으로 버티거나 옆으로 버티는 힘! 묘기를 보여주는 아저씨,
무대 위에 긴 탄력끈을 달고 탄성을 이용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뱅글뱅글 도는 묘기를 보여준 아저씨도 있었습니다.
매번 무대가 끝나면 삐에로들이 나와서 간단한 꽁트를 하거나 마임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중국아가씨인듯 보이는 두 아가씨가 몸을 배배 꼬거나 뒤집어 말면서 보여주는 묘기도 있었고
탄력이 있는 긴 판을 건장한 두 남자가 어깨에 매면 그 위에서 점프하기도 하고 뛰면서 옆에 있는 판으로 옮겨가기도 하는 묘기도 있었습니다. 전 이 묘기가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다른데선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묘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건장한 아저씨들의 공중그네 묘기도 있었습니다.
공연 중간에 장난꾸러기 무리 중 하나가 옆에 와서 앉아 친한척하기도 했어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전 서커스를 제주도갔을 때 웬 작은 체육관에서 중국인들이 하는 쇼-_-밖에 못봤었거든요.
알레그리아가 훨씬 세련되고 멋있었는데
본질은 비슷한 것같았어요. 오히려 기예는 중국인들이 더 잘했던 것같기도;;;
일단 멋진 무대에 멋진 음악을 깔고 멋진 무대옷을 입고서 묘기를 하니
분위기가 더 그럴싸해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리본체조와 훌라후프도, 중국아가씨들 몸을 뒤집어서 말아주는 묘기도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음악도 꿍짝꿍짝 소리도 촌스럽고 옷도 촌스럽게 입고 조명도 변변찮은데서 하면
제주도 서커스쇼보다 오히려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불쑈를 할 때도 휘발유가 다 된 봉을 새 봉으로 바꿔주는데 멋진 옷을 입은 사람이 큰 집게로 그럴싸한 동작으로 봉을 바꿔주니까 그런 것도 다 볼거리가 되더라구요.
중국아가씨들이 무대중간으로 나올 때랑 묘기끝나고 나갈때도 멋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깃털망또를 들어주고 입혀주고 하거든요.
기예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더 그럴싸하게 보여주는가도 매우 중요해보였습니다.
그래도 배우들이 다 건장하고 길쭈름하니 훨씬 보기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호리호리하고 작은 중국기예단보다 힘있고 큰 동작을 보여주거든요.
특히 공중그네 배우들은 건장한 남자들만 있었는데 위에는 망사볼레로만 입고 바지는 큼지막한 뽕이 달린 쫄바지를 입고선 그네 묘기가 끝나면 살짝 옆으로 나와 활쏘는 헤라클레스 포즈로 박수를 기다립니다.
아래에서 그 포즈를 올려다보면 뽕이 유난히 잘보여요 *-0-*
배우들이 묘기가 끝나면 살짝 옆으로 나와 당당히 턱을 살짝 들고 팔을 들어 박수를 기다립니다.
배우들이 서커스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참 좋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와보니 기념품 판매대가 있었는데 공연실황 DVD도 있었습니다.
샘플로 틀어준 것을 보니 우리나라에선 보여주지 않은 묘기들도 많더라구요.
DVD를 사서 TV로 볼 일은 아니지만 다른 묘기들도 보고싶어졌어요.
이모덕에 호강한 쑥쑥이와 쑥쑥이엄마, 쑥쑥이 할머니였습니다^^
알레그리아 재미있었어요.
이런 깜짝표가 또 생길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기회가 온다면 다음에는 신랑이랑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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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멋진걸..
다음에는 신랑이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