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파밑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더니
용감한 랑이부터 거실로 진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락이가 가까이 가려고만 해도 하악을 날리고 금방 다시 소파밑으로 들어가 버리곤 했다. 물론 밥도 안먹었다.
그러나 안먹고 살 수 있겠는가. 우리가 없는 시간이나 자는 밤에 나와서 밥먹고 화장실을 가더니
소파를 벗어나 세탁기 구석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
락이가 가까이 다가갔을 때 하악질을 하는 물리적인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락이가 가까이 가면 하악 하면서 으르릉 낮은 소리를 내다가도 내가 쳐다보면 예쁘게 자세를 고쳐앉고 냐앙~ 높은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가증스러운 것. 나한테 잘할 것 없어, 락이한테 잘해야지!
거의 락이가 일방적으로 쫓아다닌다. 근처에서 관찰을 하기도 하고 우다다 추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다 랑이가 하악을 해도 맞받아치지 않고 그저 약간 주춤하면서 뒤로 살짝 빼주는 정도. 너무 심하다 싶으면 툭툭 쳐주기도 한다. 자기 집이라서 그런지 새로온 아이들에게 꽤 관대하게 대하는 락이가 대견했다.
본격적으로 나다니기 시작하니 밥도 맘편하게 먹는지 감자와 맛동산이 늘어났다.
세마리 분을 치우려니 한 번만 치워도 수북하다.
게다가 치워놓고 돌아서면 한마리가 북북북, 또 치우고 돌아서면 다른 놈이 북북북-_-;
며칠 전에는 안방문을 열어놨다가 침대에 오줌을 싸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범인은 랑.
한밤중에 빨래를 돌려가며 이불을 치우고 새 이불 꺼내고 난리. 매트리스에 스몄을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피해는 이불로 끝났지만, 이불 2개, 매트, 커버 2개를 빨고 갈아씌우느라 고생이었다.
새삼 락이는 사고를 안치니 얼마나 착하고 이쁜지 마구 사랑이 샘솟았다.
조금씩 장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이제 락이는 쳐다보지도 않는 캣앤 마우스, 오빠가 만들어준 두더지잡기 박스 등을 열광적으로 갖고 놀았다.
오빠가 흔들어주는 깃털에 홀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깃털을 멋지게 잡고 노는 락이에게 호감을 보였다.
싱크대 밑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막아논 판자는 너무 쉽게 열고 들어가서 책으로 막아봤지만 책 3권으로 고여논 판자는 힘으로 열어버렸다.
아령으로 막으니 아직도 사람이 지나다니면 도망가고 멀찍이서만 쳐다보는 랑이가 오빠와 나에게 번갈아가면서 가까이 와서 아주 큰 목소리로 머라머라 했다.
그러다 판자와 싱크대 사이 틈을 비집고 아주 힘껏 들어가려고 몇 번 애쓰니 그 무거운 아령이 굴러서 판자가 열리고 말았다. 항복이다. 싱크대 밑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할 줄이야.
ㅣ @ ▤ (판자+아령8kg+책3권-아령구르지 말라고)
이젠 더이상 애들끼리 하악은 하지 않는다. 재순오빠의 관찰에 의하면 서열이 선 것같다고 한다.
락 - 랑 - 명(명이가 언니지만 더 겁많고 소심하다)
마침 사료가 떨어져서 배가 고플 때에 사료를 줬더니 랑이가 먼저 달려들어 먹고 명이가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락이가 스윽 다가오자 랑이가 락이에게 밥을 비켜주더라는 것.
역시 우리 락이 장하다!
이제 명&랑이는 밤에 우리가 안방문닫고 자고 있으면 나와서 우다다 뛰어논다. 막 여기저기 쿵쿵 부딪히면서;;
랑이가 오줌을 싼 이후로 이틀은 명&랑이를 베란다에 가두었지만(베란다 넓다우~ 걔들 거기서 잘 나오지도 않았었어) 점점 그들의 활동영역이 넒어지면서 베란다에만 두면 진짜 가두어버리게 되는 사태가 되어 우리가 안방에 가둬져서-_- 자게 되었다.
안방문을 닫으면 락이가 와서 냥냥 문열어달라고 보채서 락이랑 셋이서 안방에 갇혀 잤다.
그런데 이제 명랑이가 너무 쿵쿵거리면서 놀자 그 소리에 락이도 나가서 같이 놀게 되었다. 다시 안방에 들어올 생각도 안하고..
점점 락이와 명랑이가 친해져서 락이가 재미있게 노는 것같아 기쁘다.
명랑이는 아직도 사람을 좀 경계하지만 점차로 그 경계도 풀어지고 있다.
어제밤엔 신랑이 랑이를 쓰다듬고 락이가 랑이를 그루밍해주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아.. 나도 쓰다듬어보고 싶다.
아무래도 단모종이 장모종보다 털이 많이 빠지는 것인지, 명랑이 털도 장난아니게 빠진다.
어서 친해져서 빗질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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