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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피트 Happy Feet

노래하고 탭댄스를 추는 펭귄들의 이야기.

1. 애니메이션인 것이 좋았고
2. 펭귄들이 귀여워보였고
3. 니콜 키드먼과 로빈 윌리암스가 목소리 출현을 했다.
4.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는데 잼겠군.
5.보려고 마음먹은 뒤지만 항간의 소문에 평도 괜찮다더라.

영화는 꽤 괜찮았다.

노래도 훌륭했고
그림도 좋았고
설정도 나쁘지 않았고
등장 캐릭터도 그럭저럭.

펭귄이라는 (인간 기준으로 귀여운) 매개를 사용하여
무리가 갖고 있는 기준에서 벗어난 개체를 다양성으로 포용하지 못하고 비정상이라고 규정짓는 사회를 비판하고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사랑을 멋진 노래와 볼거리(탭댄스)로 그린 영화.

매개가 사람이건 펭귄이건 다람쥐건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지.
어차피 다 (인간의) 말도 하고 (인간의) 노래도 부르고 (인간의) 춤도 추고 (인간의) 사랑을 하니까. 이솝우화에서부터 내려오는 훌륭한 전통이랄까. 뭐 좋다 이거야.
나도 그런거 좋아해.
귀엽잖아. 이쁘잖아. 재밌잖아.

해피피트는 내가 좋아하는 재미있을 법한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노래와 춤
남들의 시선보다 아들의 개성을 키워줄 줄 아는 어머니
처음 알을 깨고 나올때 부터 인연이 닿아있는 여자친구(아직 깨어지지 않은 알을 보며, "그럼 이거 나 줄래요?")

그것들만 갖고 이야기를 버무렸다면 아주아주 재미있고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해피피트는 너무 욕심을 부렸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소리쳐주고 싶었다. "어쩌라고!!"
나중엔 감독/작가의 세계관이 궁금해졌다.

(이하 스포일링)

짝짓기를 할 때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서 평생 서로만을 사랑할 짝을 찾는 무리에서
훌륭한 가수 부모 밑에 음치 아들(멈블)이 태어나
노래는 꽝이요 발육도 늦고 되먹지 않은 발장난(탭댄스)이나 좋아해서
왕따가 되었다.
절친한 소꿉동무 여성펭귄은 휼륭한 아가씨로 자라나 학교에서도 1등 노래도 완전 잘하고(브리트니 머피) 묻 남학생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
아아.. 때로 그녀마저도 음치 친구를 구박하기도 했지만 ("넌 노래부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분위기 망치잖아.") 그래도 서로 끌리는 마음이 있지.
이 왕따는 혼자 놀다가-_- 바다표범한테 쫓겨 낯모르는 동네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는 노래보담 춤으로 구애하더라. 그래서 거기선 이 왕따가 되려 킹카가 되었어.
거기서 사귄 친구와 다시 자기 마을로 돌아온 왕따는 이쁜 소꿉친구를 설득해서 자신의 탭댄스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지. 그랬더니 언제나 2%부족함을 느끼던 이쁜이가 탭댄스에 맞춰 노래부르니 뭔가 느낌이 왔더라....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 덩달아 즐거워하며 함께 춤추고 노래하더라.........

뭐 중간중간 세간의 눈보다 아들의 개성을 중시해줄 줄 아는 어머니(니콜~)와 남들의 시선에 매우 신경쓰면서도 왕따가 발육이 늦는 비밀을 홀로 안고 있는 아부지와의 갈등. 왕따와 이쁜이와 3총사인 뚱보 랩퍼-_-(이거야 선남선녀 커플에 낀 익살꾼 흑인이잖아-_-+), 다른 마을 재주꾼 4총사, 점쟁인지 교주인지 모를 희한한 알록 펭귄 등 암튼 극에 재미를 더하는 조연들도 많아.

여기까지 였다면 (나에겐) 아주 훌륭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모든 난관을 사랑으로 다 극복한다니 멋진 이야기지. 게다가 무리를 감화시키기까지 하고.(이건 덤)

하지만 해피피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맘에 안들기 시작)
다른 펭귄과 다르게 노래는 하지 않고 탭댄스를 추면서 이 왕따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성을 얻게 된다. Happy Feet. 갑자기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풀네임 멈블 해피피트. 하지만 이 친구의 엄마도 아빠도 그 어떤 친구도 성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_-; 뭐 그럴 수 있지. 말 그대로 일가를 이루었다고 하지 뭐. 워낙 훌륭해서 시조가 된거라 치치 뭐.

문제는 이게 아니다. 마을사람들도 함께 춤과 노래에 즐거워하던 시점에 첨부터 이상하게 시비를 걸던 마을 장로회가 완전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요즘 물고기가 없어 기근이야. 그건 다 너처럼 노래 안하고 춤추는 돌연변이가 생겨났기 때문이야. 추방하겠어!"
그러나 역시 처음부터 심상찮게 다리에 택을 단 갈매기며 빙산 속에 포크레인 등 복선을 뿌려대던 우리의 감독. 하고싶은 말을 드디어 꺼내다.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물고기가 줄어드는 것은 Alien때문이야(-_-?) 내가 그 증거를 찾아서 돌아오겠어! (왜-_-?)"

해피피트는 어떻게 그걸 확신했을까?
아아... 그렇게 해피피트는 물고기가 줄어드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외계인을 찾으러 떠난다.

목에 플라스틱 콜라끈이 껴서 질식 직전인 펭귄을 데리고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위험하단 걸 알기에 이쁜이가 도와주겠다고 따라왔는데도 매정하게 뿌리치고-_-;;

감독은 남극해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큰 배들이 물고기를 남획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해피피트는 "물고기를 잡지 마세요" 소리치며 그 배들을 따라다니다가 지쳐 어느 해안에 떠밀려오고 구조(?)되어 결국 수족관에 들어간다.

수족관에서 이성도 본능도 상실된 채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고기만 받아먹다가 거의 정신병자가 되어가는 찰나,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특기인 탭댄스를 춘다-_-

펭귄이 탭댄스를 추는 희한한 모습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언론이 집중적으로 몰려들고
급기야 해피피트에게 수신기를 달아 고향으로 돌려보내준다.
해피피트는 동료들에게 춤을 추니 외계인들이 반응한다며 동네사람들을 선동하여 춤을 가르치고
그를 따라온 사람들이 펭귄 수천마리가 한 동작으로 탭댄스 추는 모습을 전세계에 방송하며
펭귄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져서
더이상 남극에서 물고기를 잡지 말자는 주장을 UN처럼 보이는 곳에서 떠들고 회의하고....
머 그렇게 다들 행복해 졌다는 얘기다. 켁.

머냐 이거..
인간들이 잡아다가 택을 붙인 갈매기가 나오고 포크레인이 나올 때 까진 취향이 독특하다 생각했다.
플라스틱고리를 목에 낀 펭귄이 나와서 무당행세를 할 땐 먼가 이상하다 싶었다.
외계인이 물고기를 줄이고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했다.
남극이 쓰레기로 더럽혀 지고 물고기를 남획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정도면 요즘 유행하는 환경적인 교훈을 주고자 하는 마무리를 가진 영화라고 말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좀 억지스럽지.
그/런/데 이게 수족관에 가더니 탭댄스를 춰서 인간을 놀래키고 무리로 돌려보내자 전 무리가 탭댄스를 춰서 인간들을 감동시키고 그래서 남극의 어획을 그만둬-_-? 장난해?!!!

시적허용이라는 개념이 있다.
판타지나 SF 등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혹은 실재하지 않는 일이지만 사람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쓰여지기도 한다.
만화에서 100t이라고 쓰여진 망치를 가녀린 아가씨가 휘둘러서 덩치큰 남자가 하늘 끝까지 날아가도 만화니까, 그런 상상/표현이 허용되는 세계니까 인정해주고 함께 즐기는 거다.
펭귄이 노래하고 탭댄스를 추는 것은 만화적 상상력이 허용되는 세계 안에서 함께 즐겁자는 것이지 인간과의 소통을 위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펭귄들이 단체로 탭댄스를 추고 인간들이 감화되어 환경오염을 그치자는 것은 더이상 만화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세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해피피트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펭귄(만화)세계에 인간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알 수 없는 거인이 아닌 우리 방식대로 춤을 추면(그러나 그 춤은 펭귄의 방식이 아닌 인간의 언어이다) 알아보고 좋아하는 소통의 대상이다. 단순한 몸짓으로 깨달음을 얻어 상생의 방법을 찾아간다. (다만 그들끼리 다툴 뿐이다.)

남극의 오염을 고발하고 싶었다면 다큐멘터리를 찍어라.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입장에서 삶의 터전이 썩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끝까지 펭귄의, 갈매기의, 바다코끼리의 시각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어야 했다. 나는 그것도 억지라고 생각한다. 그저 요즘의 유행일 뿐.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타종족은 겉모습만 타종족이지. 그도 인간이다. 자신이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위해' 그린 것은 이솝우화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

만화가 즐거울 수 있는 것은 다만 만화이기 때문이다.
펭귄이 인간의 말로 노래하고 인간의 춤을 추는 것도 만화이기 때문이지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위해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럴꺼면 차라리 대화를 시키지 그러니? 영어로.
2006/12/27 16:17 2006/12/27 16:17
Posted by & Sang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