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끝나고 교보에 구경삼아 갔다가 씨디 두장을 들고 나왔다.
모험이었다. 흔히 하던 'MP3으로 들어본후 구입'하는 행태를 벗어나는 모험.
예전에 좋아하는 가수나 연주자의 음반이 나왔을때, 무작정 앨범을 집어들고
음반가게를 나오던 그런 기분을 오랫만에 느낄수 있었다. 마냥 설레이고 기대되는 그런 기분.
[일상속에 잊혀진 사랑]
'올해 찾아낸 좋은 앨범'들의 목록에 올릴만한 앨범이다.
국악 작곡가인 '변계원'씨의 그간의 작품들을 모아놓았다고 한다. 구성은 노래곡 두곡, 해금과 피아노곡 한곡, 대금곡 한곡, 실내악곡 한곡이 들어있고 나머지는 가야금 곡들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꼽자면 노래곡 '신상저가'.
고려가요 상저가에 피아노 반주와 우리 창법으로 노래를 붙였다. 듣고 있자면 마음이 풀리는 곡이다.
앨범 전체적인 분위기는 '치우침'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대부분의 가야금 곡들도 그동안 듣던 '황병기'씨의 가야금 작품집에서 듣던 곡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황병기'씨의 곡들이 어딘가 모르게 깊고 무겁고 어두운 곳에서 연주된 듯한 느낌을 받는것에 비해, 이 앨범에 들어있는 가야금 곡들은 어쩐지 상대적으로 밝은 거리나 마당이나 들판에서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크지는 않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가 느껴진다.
신상저가를 제외한 나머지 곡들도 양악기와 섞어가며 듣기 편하게 만든 곡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듣다보면 그대로 몰두하게 만들어 버리는 무언가가 있다. 매력있는 앨범이다.
곡 목록
01. Ⅰ 일상의 믿음 [가야금 4중주곡 Habitus 일상]
02. Ⅱ 이설과 정설 [가야금 4중주곡 Habitus 일상]
03. Ⅲ 새로운 일상의 믿음 [가야금 4중주곡 Habitus 일상]
04. 노래곡 신상저가
05. Ⅰ 여유 [가야금 독주곡 新 풍류]
06. Ⅱ 지혜 [가야금 독주곡 新 풍류]
07. Ⅲ 멋 [가야금 독주곡 新 풍류]
08. 해금과 피아노를 위한 이중주 "나를 사랑한다"
09. 대금연주곡 Multitone 多 音
10. 무용을 위한 실내악곡 "Prism & Spectrum"
11. 신상저가 (현대어)
[空:Beautiful Things in Life]
해금연주하시는 '정수년'이란 분의 2001년 앨범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아리랑', '한오백년'등을 포함해서 조금은 시네마 천국에서나 러브어페어에서 들었던듯한 Ennio Morricone의 음악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세상에서 아름다운것들' 등 편안하게 들을수 있는 곡들이 좋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김수철'씨의 퓨전국악 앨범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굳이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김수철'씨가 원래 본인의 초기 음악의 연장선상에서 팝이나 영화음악에 쓰일만한 주제들과 국악을 혼합한 식이었다면, '정수년'씨의 앨범은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몇몇 곡에서 재즈풍의 곡들과 혼합하는 시도들이 있었던듯한 차이정도 있는듯하다.
곡 목록
1. 아리랑 2. 空 3.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 4. 진주유희 5. 포천이야기 6. 그리움
7. 한오백년 8. 어린왕자 9. 여행길 10. Waling in the rain 11. 진달래 12. 기도
-.淳. <어딘가에 좋은 음악들이 더 많이 있을텐데.. 알수가 없다.>
Posted by .淳.<..>